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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정보

2019년에 2014년형 맥북을 구매한 이유

저는 2015년에 맥북프로 15인치형을 구매한적이 있었습니다. 당시에 맥북을 한번쯤 써보고 싶었기도 했고, 맥북특유의 키보드 키감이 좋았고, 아이폰을 사용하는 입장에서 맥os의 연동성이 맘에 들었고, 웹프론트엔드 개발자로서 맥북환경에서 개발을 해보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맥북과의 동행은 결국 6개월만에 끝났고 중고로 처분했습니다. ㅎㅎ 


맥북과 금방 헤어져버린 이유는, 한국에서 메인 PC로 맥북을 사용하기엔 무리가 있었기때문이었습니다.

먼저, 윈도우 점유율이 거의 90퍼센트인 한국에서 모든 웹환경과 소프트웨어 환경은 윈도우에 맞춰서 돌아가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맥북에 윈도우를 설치하지 않을수 없는데, 맥북에 설치된 윈도우는 레티나 디스플레이와 액티브엑스 등 시각적, 기능적 부분에서 최적화되지 않아 많이 불편했습니다. 맥북에서 맥os와 윈도우를 왔다갔다 사용하면서 "이게 뭐하는짓인가.." 하는 회의감이 들었습니다.


지금은 환경이 많이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실제로 당시에 인터넷 결제를 위해서는 무조건 윈도우에 최적화된 결제응용프로그램을 설치해야했고, 맥은 지원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또, 관공서, 은행 등 보안이 필요한 금융기관, 국가기관 웹페이지에서 뭔가를 하려고 하면 뭐그리  설치를 요구하는 보안프로그램이 많은지.. 맥에서 이들 웹페이지는 지금까지도 이용이 거의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은행, 민원24, 국세청 등)


프론트엔드 웹개발에도 문제가 생겼습니다. 위에 적은 국내 웹환경 특성상 윈도우의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무시하고 개발을 진행할수는 없습니다. 프론트엔드 웹개발을 할때는 여러가지 브라우저를 모두 설치해서 브라우저마다 화면이 제대로 표현되는지 확인하는게 중요한 업무중 하나입니다. 그런데 윈도우에서는 사파리,크롬,오페라,파이어폭스 등 모든 브라우저를 설치할수있는 반면에, 맥os에서는 가장 점유율이 높은 인터넷익스플로러를 설치할수가 없었습니다. 

맥os에 윈도우를 깔아서 확인해볼수는 있지만, 레티나디스플레이에 최적화되어있지 않은 윈도우에서 제대로된 작업을 할수가 없었고, 디버깅 메뉴도 사용이 거의 불가했습니다.  결국 맥북 하나만 가지고는 한국에서 제대로된 웹환경 이용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했고, 애지중지 사용하던 맥북프로는 중고로 팔아버렸습니다. ㅜㅜ


그러던 제가 2019년. 다시 맥북을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이번엔 신제품이 아닌 2014년형 맥북프로 13인치로 외관상태가 거의 새것같은 중고를 업어왔습니다. 


몇년 전 적응하지 못하고 팔아버렸던 맥북을 다시 사용하게된 이유는 먼저 그 당시보다 여러가지 사용환경이 발전된 됐기때문입니다. 최근 저의 인터넷결제는 거의 네이버페이를 통해 이루어지고있습니다. 네이버페이는 신용카드를 등록하고 비밀번호 6자리만 입력하면 결제가 끝나죠. 따로 프로그램을 설치할 필요가 없습니다. 게다가 쏠쏠히 쌓이는 적립금까지.. 사용하지 않을 이유가 없습니다. 예전 결제프로그램을 사용해야만 결제가 가능했던 때와 또 다릅니다. 별다른 불편함이 없습니다.


두번째 이유로 애플 제품과의 연동성이 뛰어납니다. 저는 스마트폰으로 줄곧 아이폰을 사용해왔는데요. 어쩌다보니 에어팟을 선물받고, 그다음 아이패드를 사용하게 됐고, 아이패드와 아이폰을 연결해서 사용하다보니 맥북을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애플에서 기본으로 제공하는 어플인, 메모, 캘린더, 할일목록, 연락처연동, 페이스타임, 메세지 등 일상에 필요한 모든 어플들이 마치 하나의 기기로 사용하는것같이 연결되어버립니다. 저는 그저 상황에 맞게 기기를 사용하기만 하면됩니다. 아이폰은 항상 가지고 다니면서 에어팟을 연결해 귀에 꽂고 다닙니다. 회사에 출근 할때는 아이패드도 같이 들고 가서 회의록이나 메모등 기록들을 아이패드에 남깁니다. 집에와서 블로그에 글을 쓸때는 맥북을 켜서 아이패드 메모앱에 끄적였던 아이디어를 확인하며 글을 쓰고, 다시 맥북에서 작업하다가 메모 해놓은 내용을 다음날 아이폰으로 확인하며 처리할수 있습니다. 전화가오면 아이폰/아이패드/맥북 어떤기기로든 받을수 있습니다. 이모든게 물흐르듯이 이어지는데.. 사용할때마다 애플의 세심함에 놀라게됩니다.


세번째로는 웹개발에대한 필요성입니다. 디자인/프론트엔드개발만 주로 작업했던 몇년전에 비해 그래도 연차가 쌓였다고 백엔드와 디비까지 살짝 건드릴 수준까지 오르게 되었습니다. 자연스럽게 터미널사용과 컴파일 할일이 늘어났는데, 작업하다보니 터미널작업하기에 윈도우 cmd보다 유닉스 기반의 터미널을 많이 쓰게된다는것을 깨달았습니다. 윈도우에서도 git bash라는 터미널을 깔아서 사용했으니.. 차라리 맥을 사용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신제품으로 구매하지 않은 이유입니다. 역시 재정적인 이유가 가장 컸습니다. 애플은 자사제품의 가격을 항상 높게 책정하는것은 유명하죠.. 이번 맥북들도 마찬가지입니다. 현재 맥븍프로 13인치 기본 가격은 1,690,000로 같은 사양의 윈도우 노트북보다 비쌉니다. 최고급 사양은 2,290,000 이네요  (물론 같은 스펙이더라도 os에서 어떻게 하드웨어를 최적화하여 사용하느냐가 성능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긴 합니다. 그래도 아직까지 듀얼코어를 채용한건 진짜 고집이 대단하다고 해야할지.. 원가절감인지.. 이정도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하는건지.. ㅋㅋ) 다른제품들은 말할것도 없죠? ㅜㅜ 저는 이번에 기존에 가지고있던 16년형 그램 15인치를 팔고, 추가금없이 이번 맥북을 구매하면서 오히려 1만원의 차익을 얻었다는.. 

(신제품과 제가 가지고있는 구형의 스펙비교)



게다가 사양자체도 차이가 거의 없습니다. 물론 같은 스펙이라 하더라도 신제품의 연산속도가 더 빠르긴 하지만, 일상에서 체감되는 속도차이는 없습니다. 물론 웹개발 빌드를 할때나, 동영상 인코딩을 할때는 체감되는 차이가 있을지 모르겠지만요. 뉴맥북도 고민해보긴했지만, m프로세서를 탑재했다는점과 12인치라는 애매한 화면크기가 맘에 들지 않았습니다. 제가 가지고있는 아이패드랑 포지션이 겹칠것같았습니다.


부수적으로 키보드 키감인데, 최근에 나온 맥북들의 키감은 아주 딱딱해져서 마치 바닥을 두드리는 느낌이 강하더라구요. 저의 기억속에 맥북이 인상에 남았던건 쫀쫀한 키감과 어두울때도 불편함없이 키보드를 칠수있도록 밝혀주는 백라이트의 존재였는데요. 신제품은 무게와 성능을 잡기위해서인지 이모든것들을 빼버려서.. 너무 아쉽습니다. 

상단 터치바 유무도 신형과 구형이 큰 차이점 이긴한데 제대로 써보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사용하시는분들 말에 의하면 그닥 많이 쓰이지는 않는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이부분도 욕심낼 필요는 없었습니다.


이렇게 여러가지 이유가 얽혀서 이번에 구형 맥북을사용하게 되었는데요. 앞으로 이들 기기을 가지고 멋진일을 많이 해냈으면 좋겠네요 ^^